"우와~"
촌놈 티가 나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무심코 성내를 두리번 거린다.
장식이 화려한 고급 항아리, 액자에 장식된 색채 풍부한 그림들이 성내의 곳곳에 보인다.
뭐 그림의 조예라든지 미술에 관한 지식이 없어서 가치는 모르지만.
그럼 어떻게 고급인지 아닌지 알 수 있냐고?
그런건 액자라든지 투명 케이스에 넣으면 그것 만으로도 비싼 거야.
나에게 있어서는.
"아, 어라, 리제는 어디로 갔지? 것보다 여기 어디야?"
진기함에 한눈을 팔고 있었더니, 어느샌가 리제와 떨어져 버렸다.
잘 따라오라고 말했는데.
설마, 정말로 미아가 되어 버렸다는 말인가.
나중에 그 녀석에게 혼날 것 같다.
화내는 걸로 끝나면 다행인데.
그나저나 길을 물어 보려 해도, 주위에는 왠지 아무도 없다, 어떻게 된 거야.
(이런 이런, 이거 곤란하네… )
이런 때는, 우선 심호흡하고 진정하는게 중요하다… 초조해 하면 더 해맬테니까 말이지.
심호흡하고 진정된 나는, 마력 감지의 반경을 오십 미터까지 넓혀, 주위에 누가 없는지 찾기로한다.
그러자, 어느 장소에서 위화감을 느꼈다.
(이건… 결계인가? )
결계 안에 몇개 정도 방이 있군.
상세하게 조사해 보니, 방중 하나에 생체 반응이 있었다.
나는 그 녀석에게 길을 물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기대하며, 콘택트를 취하기로 결정했다.
결계의 저 편에 뭐가 있을지, 조금 불안하긴 하지만, 이대로 여기에 있어도 별 수 없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지 않으면 호랑이를 잡을 수 없는 것이다.
나는 결계의 반응이 있던 장소를 향해 걷기 시작한다.
결계를 칠 정도니, 안쪽에는 당연히, 엘프들에게 알려지고 싶지 않은 뭔가가 숨겨져 있겠지만 말이지.
도중, 복도의 옆에는 "이 앞은 막다른 길, 아무것도 없음, 돌아 가세요" 라고 쓰여진 벽보가 붙어 있는 걸 보니, 틀림없겠지.
하지만…
"나한테 명령하지마! 거기서 다물고 구경이나 하시지 종이 주제에!"
무시하기로 했다.
하지 말라고 말하면, 호기심을 억제할 수 없어지는게 사람의 성질인 것이다.
결계가 쳐져 있는 장소에 도착하자, 사실은 통로일 텐데 얇은 반투명 벽이 겹쳐 보였다.
인식 저해 마법이군.
아마 평범한 사람이라면, 통로는 보이지 않고, 막다른 곳으로 보이겠지.
내 레벨은 거의 인식 저해의 영향을 안받지만.
(하지만 뭐, 그래도… )
나를 상대로 얇기는 하지만 벽을 인식시키고 있는 시점에서, 상당한 술자가 구축한 결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결계 안으로 들어가, 생체 반응을 느꼈던 방으로 접근해 간다.
그러자… 소리가 들려 왔다.
첨벙, 첨벙, 쏴아
(음, 뭐야 이 소리, 물 소리? )
소리가 난 방향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이 방… 이군 )
나는 문을 열어, 방 안으로 들어간다.
문을 열자 김이 덮쳐 왔어, 아무래도 안은 욕실이였던 모양이다.
왜 굳이 결계 안쪽에 욕실을?
의문이 들지 않는 건 아니지만, 생각해도 별 수 없지.
"후우~"
욕실 쪽에서 남자 목소리가 들린다.
역시 안에는 사람이 있었어, 일단은 안심이군.
이걸로 미아라는 불명예스러운 칭호를 얻지 않고 끝날 것 같다.
안심했더니 힘이 빠지는군.
좋아, 모처럼이니 나도 목욕을 해보도록 할까.
여행의 피로를 치유하기로 하자.
남에 성에서 좀 뻔뻔할지도 모르지만 새삼스러운 이야기다.
지금 들린 목소리로 봤을때, 남자인 모양이니 문제 없겠지.
공중 여행이 편하기는 한데, 몸을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도 나름대로 지친단 말이지.
나는 탈의실에서 신발을 벗고 욕실로 들어가, 몸을 씻고 있던, 금발이 어깨 정도까지 내려와 있는 엘프에게 말을 건다.
"등 밀어 줄게."
"응? 아아, 부탁할깨..."
넘겨 받은 수건으로 등을 씻어준다.
이런식의 접촉도 제법 좋아한단 말이지 나.
쓱쓱, 쓱쓱, 쓱쓱 …
깨끗해져~라, 깨끗해져~라.
" "…………" "
"어, 잠깐 잠깐 잠깐 …"
뭔가를 생각 해냈는지, 갑자기 엘프가 뒤돌아봤다.
눈이 가늘고, 꽤 날카로운 눈매를 하고 있군 이 녀석.
"응? 뭐야 힘이 좀 약했나?"
"아니, 그게 아니라 너 누구야? 왜 여기 있는 거야?"
"내 이름은 알베르토 오랜시간을 살아온 역전의 가고일이다. 여기에 온 것은 미아 이기 때문이다…"
일단 눈앞의 엘프에 이름을 댄다.
"가고일… 오늘은 마리젤이 돌아오는 날, 그런가… 너가 그…"
어이 어이, 이 녀석 뭔 생각을 하고있는 거야.
조금 주의 해둬야 겠군.
"너… 지금 발언은 봐주지, 목숨을 건졌군 어리석은 녀석."
"뭐가 말이지?"
반응이 둔하다, 아무래도 왜 목숨을 거졌는지 모르는 모양이다.
이런 이런, 일일이 설명하지 않으면 모르는 건가.
나는 이 엘프에게 정성스럽게 설명하기로 한다.
"공주님을 마리젤이라고 부르면 큰일 나잖아, 너 뭔 생각을 하는거야."
"너도 지금 경칭을 생략했는데…"
남에 뒷다리를 잡지마.
"게다가, 여동생에게 경칭을 생략해도 별로 상관없잖아."
"아… 응?"
여… 여동생이라고?
그 말은 즉 …
"아아, 하이엘프의 마왕, 크라이프 라는 건 나를 말하는 거야."
지… 진짜냐.
이 녀석이 리제의 오빠인 마왕 크라이프라는 건가.
그렇군…
듣고 보니 보통 내기가 아닌듯한 느낌이 든다.
이건 그거지…
"모… 목숨을 건졌구나, 어리석은 녀석."
"그거, 내가 할 말이 아닌가?"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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