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지에서 리제와 크라이프가 재회하고 나서 1 시간이 경과한 후… 

나는 마왕 남매와 함께 최상층 라운지의 의자에 앉아서 홍차를 마시고 있다. 

라운지에서 바라보는, 석양으로 붉게 물든 해안선은 확실히 절경이다. 
리제가 예쁘다는 말을 할만 하군. 

내 오른쪽에는 리제, 정면에는 마왕 크라이프가 앉아 있다. 
3명만의, 은밀한 대화가 시작된다. 
물론 이야기의 내용은 타인에게 듣지 않도록, 사전에 사람을 물리고, 크라이프가 방음 마법을 전개 했다. 

"자, 다시 자기 소개할 필요는 없겠지."

"그렇군… 우리는 남자끼리 욕실에서 알몸의 교제를 한 사이다. 말로 자기 소개 할 필요는 없지."

"너 진짜 좀 그만해, 마리젤이 오해를 하잖아…"

"알고 있어요 오라버님, 이 녀석의 평소의 장난겠죠."

음, 대화의 주도권을 잡을 생각이었는데, 리제에 의해 저지되었다. 

"뭐… 나는 거짓말은 하나도 안 했다구."

"거짓말은 아니지만. 넌 일부러 오해할만한 표현을 하는 버릇이 있으니까 말이지."

"그 말대로다, 덕분에 여동생을 상대로 긴장해 버렸잖아."

어라, 만났을 때의 서먹서먹하던 분위기는 어디로 간거지… 

두명이 협조해서 나를 몰아간다. 
뭐 여러가지 일이 있기는 했지만 무사히 남매사이의 거리가 좁혀진 모양이라 다행이다. 
나라는 공통의 숙적을 만듬으로써, 두명의 화제 만들기에 공헌하는 작전은 성공이다. 

예정대로다. 

"…………"

죄송합니다, 거짓말이었습니다. 
그럴리 없잖아… 

"너 라자팜 씨랑 이별할 때 비슷한 느낌으로 말했었지."

그랬나? 

"라자팜인가… 그 건의 전말은 레이에게 들었다. 정말이지 그 녀석은… 여동생을 구해줘서 감사한다, 알베르토"

크라이프가 의자에서 일어서서 고개를 숙인다. 

"절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만."
"신경 쓰지 마라, 고개를 들어… 그보다…"
"아아, 베리아랑 면회하는것 말이지… 편지에 쓰여있던거."

크라이프가 머리를 들고, 이야기를 계속한다. 

나는 고개를 들라고는 말하지 않았는데… 

"그거 말인데… 대답을 조금만 기다려줄수있나?"
"무슨 말이야?"
"잠깐 앞으로의 이야기를 해두고싶어, 물론 너에게 피해가 가진 않을거야."

이대로라면, 나는 8000년 정도밖에 못살아. 
그리 오래 기다리지는 못한다구. 

"그렇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돼, 3일 이내에는 대답을 할게."
"뭐 3일 정도라면 상관없어."
"미안하네, 그때까지는 두 사람 모두 성에서 느긋히 지내면 돼. 긴 여행으로 지쳤겠지, 마리젤 같은 경우에는 10년만에 돌아왔으니까 말이지."

흠, 그럼 한가한 시간을 유효하게 활용하고 싶은 부분이군. 

"그 사이에 관광이라도 해볼까." 

모처럼 바다와 접해있는 거리 메날드까지 왔다고. 
옥션에서 알껍질을 판 덕분에 돈도 있고, 조금 정도는 놀아도 괜찮지. 
낚시와 다이빙, 바다 가까이서 밖에 할 수가 없는 신선한 생선 요리를 먹는 것도 좋겠지. 

"괜찮다면 안내인을 줄게." 
"제가 안내할 테니까 괜찮아요, 오라버님"
"마리젤이?"
"네."

리제의 대답에 크라이프가 다시 생각한다. 

"뭐 괜찮겠지, 그 쪽이 좋을지도 모르겠군."

이봐 이봐, 뭐야 그 의미있는 듯한 느낌의 대사는. 
내가 성가신 일이라도 일으킬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너는 혼자 두면 괜찮은 꼴을 못보니까."
"실례되는 여자구나 너는…"
"파라 마을에서의 전과가 있으니까, 거부권은 없다고 생각하라구."
"아니, 딱히 거부할 생각은 없는데, 그 편이 기쁘기도 하고."
"아, 그… 그래…"

내 솔직한 대사에, 뺨을 조금 붉게 물들이는 리제, 식은 죽먹기군. 
나로써는, 그녀가 안내역을 해 주어도 상관없다. 
신경 쓰지 않아도 되서 오히려 다행일 정도다. 

"그럼 바로 내일부터 부탁해, 기대할게." 

"흐흥, 맡겨 둬." 

뭔가 의지해줘서 즐거워 보이는데 이 녀석. 

"그렇지만 너 얼굴 들통나도 괜찮은 거야?"

"얼굴에 대한거라면 괜찮아."

"괜찮다니, 거리에서 소동 일어나는 거 아니야?… 깊은 뜻은 없지만 저기에 쓰레기 봉투가 있어, 운명이 느껴지지 않아?"

"쓰레기 봉투 같은 건 안쓸거야! 오라버니의 인식 저해 마법으로 다른 사람으로 보이게 해달라고 하면 되는 걸."

아아, 그 방법이 있었군. 
몰래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매우 유용한 마법이다. 
쓰레기 봉투에 구멍 뚫어서 쓰는 것보다는 100배 낫겠지. 

"어라, 리제는 스스로는 인식 저해 마법은 사용할 수 없었던가?"

"무리야, 혼자 여행할때 쓸 수 있었다면 편리했을 텐데 말이지."

뭐… 그렇겠지. 

"… 크 큭, 그래서 이야기는 정리된 건가?"

크라이프가 웃으면서 우리 두명의 대화를 듣고 있다. 
흐뭇한 것을 보고 있는… 그런 느낌의 시선이다. 

새삼스럽지만 "크 큭" 이라던가, 마왕님 느낌이 나는군. 

그런 아무래도 좋은 생각이 들었다. 




Posted by 브로콜리 Layi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