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죄송합니다, 아니… 진짜 마왕이란 건 몰랐어요 저… 용서해 주세요. 아, 등 다 씻었어요 마왕님"
말를 걸었더니, 상대는 무려 입욕 중인 마왕님이었다.
이건 위험하다고 생각해, 새삼스럽지만 존댓말로 체인지하기로 한다.
아니…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결계 안에 있는 시점에서 상당한 위치에 있는 상대라고 예상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으으으, 몰랐다고는 하나 이런 무례한 언동을 하고 말았습니다.
"뭐 누구나 실수는 해 조금 경솔했다는 생각이 안드는 건 아니지만 다음부터 조심하면 돼 그러니까 너무 겁먹지 마라…"
오오… 이 어쩜 관대하신 분 인가.
자비로운 마음을 가진 멋진 분.
공주 리제가 지적이라고 말했던 것도 거짓말은 아닌 모양이네요.
"네 마왕님, 죄송… 합니다."
"그나저나 의외군, 상대가 누구라고 해도 굴하지 않는 타입의 남자라고 써 있었는데… 뭐 상관없지."
내가 반말을 쓴 것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다행이군.
그시점에서 대화를 끝내고, 몸을 씻은 마왕 크라이프님은 욕조로 향합니다.
어, 어라? 마왕님 어디로?
"아, 기다려 주세요, 마왕님"
나의 제지의 목소리에 마왕님이 돌아서서습니다.
"조금 전의 일이라면 신경 쓰지 않는데."
"아니요, 그런 게 아니라요."
"그럼 뭐야?"
"제 등도 씻어 주세요 마왕님, 등 씻는게 서툴거든요."
마왕님이라도 등을 씻어 줬으면, 보답하는게 예의니까요.
알몸의 교제에 신분은 관계 없습니다.
"너… 사실은 조금도 잘못했다고 생각안하지."
"아뇨 절대 그런건…. 더러워져 있으니 시간을 두고 정성스럽게 닦아주세요."
"하아, 뭐든지 공손한 말하면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 아니냐? 이래뵈도 마왕인데… 어쩔 수 없지, 등을 대라."
불평을 투덜투덜 말하면서도 성실하게 나의 등을 씻어 주는 마왕 크라이프님.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나름 사람을 잘 사귀는 모양입니다.
"후이~ , 앗 조금 힘 약합니다, 좀 더 세게… 랄까 너무 강합니다, 아아 정말 엉망이시네요 마왕님은, 이래선 장차 자식이 생겼을 때 욕실에서 아빠 아파 아파 라며 도망가 버릴 거에요."
"… 레이랑 마음이 맞을만 하군 너"
서로가 등을 다 닦자, 두명이서 느긋하게 목욕탕에 들어간다.
"그래서? 왜 마왕님이 홀로 외롭게 목욕탕에 들어와 있는 거야?"
"… 이제 됐어. 나는 생각 할게 있을때는 항상 혼자서 목욕탕에 들어가는 버릇이 있어서 말이지, 여기는 내 전용 (마왕용)의 욕실이라, 아무도 못 들어오게 돼 있을 텐데."
아아, 그러고 보니 인식 저해 결계가 쳐져 있었지.
"아니, 눈치채고 있었으면 들어오지 말라고…, 편지대로 정말로 이상한 녀석이구나 너"
아아, 사전에 연락을 보냈다고 했었지.
"뭐 나의 결계를 무시하고 여기에 들어와 있는걸 보니, 레이의 이야기도 거짓말은 아닌 모양이군. 지금부터 잘 부탁한다."
"아아."
전혀 모르겠지만, 일단 수긍해둔다.
"그러고 보니 지금은 뭘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목욕하고 있다는 건 뭔가 고민거리가 있다는 거겠지.
"별로 대단한 일이 아냐."
"그럼 얘기해줘도 문제 없네, 어떤 고민거리야?"
이래뵈도 다 큰 어른의 고민 상담은 라자팜으로 경험 했다구.
한 사람보다 두 사람이서 좋은 지혜를 짜낼수 있다는 것이다.
"점점 다가 오지마 너…, 부드럽게 거부 하고 있다는 걸 좀 눈치채줘."
"설마 나한테 엘프의 영토를 전부 양도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 아무리 그래도 그건 곤란한데."
"그런 생각은 요만큼도 하지 않았어, 걱정하지마."
"아, 그렇습니까… 그럼 뭐야."
"아니, 정말로 대단한 일은 아니야, 10년 만에 만날 여동생에 조금 긴장하고 있다고 할까."
뭐야, 정말로 대단한 일은 아니네.
"앙? 평범하게 만나면 돼잖아… 남매잖아? 왜 이제와서 그런."
"남매이기 때문이야, 10년만에 레이의 편지에는 여동생의 성격이 플러스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쓰여져 있어서 말이지, 조금 불안해서."
"플러스 방향라면 딱히 상관없잖아, 애초에 나는 얌전한 리제가 상상이 가질 않는데 말이지."
"그 정도인가…"
나는 리제와의 여행의 대해 조금 이야기하기로 한다.
이 마왕(크라이프), 그렇게 까지 섬세해 보이지 않는데 말이지.
뭐 상대가 여동생이라서 그런 걸 지도 모르지만.
300년 교류가 없었던 오빠의 친구를 주저 없이 만나러 간 리제(여동생)를 본받으면 좋겠군.
"옛날에 녀석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상냥한 여자다 그 녀석. 나와 레이가 보디블로를 맞았을 때도 리제를 화나게 한게 원인이기도 하고, 참견만 하지 않으면 귀여운 여자야."
"보, 보디블로…"
"고블린의 취락의 숲에서 윈드커터를 날렸을 때도, 나쁜 것은 내 쪽이었고."
노예 옷을 입히고 까불며 성희롱을 한 나에게 죄가 있다는 것은 틀림없다.
"…………"
이런, 마왕님이 입을 다물어 버렸다.
조금 지원 해두지 않으면 안 되겠군.
이래서야 리제가 흉포한 아이 같잖아…
"정말로 그녀는 착한 아이야… 믿어줘, 언제나 나쁜 건 나야."
"그렇게 덧붙여서 필사적으로 칭찬하는 말을 들으니 더 만나는 게 무서운데, 내 여동생 지금 어떻게 돼 가고 있는 거야…"
손으로 머리카락을 슥 슥 뒤척이는 마왕님.
용서해 리제, 이래뵈도 할 수 있는 한 지원는 다했어.
두명이서 목욕을 마치고, 크라이프의 안내로 향한 최상층의 라운지에서는 리제가 이미 대기하고 있었다.
"역시나 결계쪽으로 간거… 어라? 오라버니? 왜 이놈이 같이."
"오오, 마리젤… 씨."
리제가 조금 긴장한 표정으로 이쪽을 향해 온다.
"ㅆ, 씨? 다… 다녀왔습니다 오라버니"
"아아 어서… 오세요…"
"… 어, 어서 오세요.?"
여동생에게 한 걸음 물러난 느낌의 오빠의 태도에 의문을 가진 것인지, 리제가 눈살을 찌푸리고 곤혹스런 표정을 띄운다.
아, 왠지 대단히 싫은 예감이 든다.
"이런 이런, 10년만의 남매의 재회를 방해하면 미안하지, 나는 저쪽에 가 있을게, 둘이서 친교를 따뜻하게 해줘."
사뭇 신경을 쓴 듯한, 분위기를 잘 읽는 녀석 풍의 대사를 남기고, 나는 이 장소를 떠나기로(피난하기로) 한다.
너의 기술을 좀 빌릴 게 바움…
"에, 아…응."
"딱히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진짜로, 오히려 그런건 쓸데없는 마음 씀씀이라고나 할까."
이 겁쟁이 마왕이…
크라이프가 버려진 애완 동물 같은 눈으로 (가지 말아줘) 라며 어필하고 있지만, 무시한다.
뭐 당연히 이후에 꾸중을 받게 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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