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중/ 그 가고일은 지상에서도 위험합니다.'에 해당되는 글 84건

  1. 2018.06.06 메날드 거리 편 -방심은 금물-
  2. 2018.06.06 메날드 거리 편 -홀로 남겨진 남자-
  3. 2018.05.27 메날드 거리 편 -한화 베리아 2- 1

요 며칠간 히키코모리 생활을 한 나는 성에서의 생활을 바꾸기로 다시금 결의했다.

두 사람과 상담하던 다음 날.

아침 식사를 빨리 끝내고, 성문을 나와 메날드 거리로 달려나갔다.

우선은 밖으로 나오는 거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햇빛을 쬐는 것은 중요하다.

어제, 리제와 크라이프에게서 외출 허가를 받고 방으로 돌아갔더니, 침대의 시트가 깨끗한 것으로 교환되어 있는 걸 눈치챘다.

내가 없는 사이에도 엘프 메이드들은 일을 하고 있던 모양이다.

손님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짧은 시간도 놓치지 않고 유효하게 활용한다.

프로페셔널 이라는 거군…

이 때 나는, 내 생활이 여러 사람들에게 지지되고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지만 이해했다.

힘내자고 생각했다….

정말로, 빨리 알아채서 다행이군.





"자, 어디로 갈까나."

우선은 일이라고 하면, 길드겠지.

파라 거리와 마찬가지로, 이 마을에도 통괄 길드가 있다고 한다.

순조롭게 일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는데.

파라 마을에서는 리자드맨이라는, 동료가 있었기 때문에 일을 받을 수 있었다.

이번에는 동료가 없으니, 의뢰를 받을 수 없을지 모른다.

(뭐 그래도… )

일이 없다 해도, 옥션에서 알껍질이 비싸게 팔았기 때문에 돈은 여유가 있다.

정 안되도 성으로 돌아가면 식사도 숙소도 보장되어 있다.

즉, 아무것도 무서워할 것은 없다.

전보다 훨씬 마음이 편하다.

게다가, 지난번에도 처음엔 외톨이였지만 어떻게든 되었다.

류들처럼, 이번에도 누군가가 시비를 걸어 줄지도 모른다.

그 때는 사양 않고 그 팀에 기생하도록 하자.

다소 억지일지도 모르지만, 그 정도는 하지 않으면, 지금의 나로서는 의뢰를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낫다.

가능하다면 혼자서도 자유롭게 일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새로운 마을에 올 때마다 수고를 들이는 건, 역시 귀찮다.

이 문제는 나중에 크라이프랑 상담해도 좋을지 모르겠군.

일단은 마왕님이니까, 뭔가 좋은 방법을 얻을지도 모른다.




나는 길드를 향해 걸어간다.

길드는 약간 대륙 측에 접해있는 2층 구획에 있다.

성에서 20분 정도 남쪽으로 걸어가자, 3층의 하얀 건물이 보였다.

[길드] 라고 크게 적힌 간판이, 3층 지붕에 매달려 있다.

실로 알기 쉽다, 친절하기도 한군.

문을 열고 길드에 들어간다.

"안녕하세요~~"

일단 인사를한다.

(오오… )

길드내에는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있었다.

파라 마을에서도 아침이 가장 혼잡하다고 말했었지.

조금 기다리기로 한다….

혼잡 해서 움직이기 어렵다.

(이건 어디에 줄서면 되는 거지? )

"오우! 오늘은 무슨 용무냐!"

입구 부근에 서 있었더니, 사하긴인 남자가 접근해 왔다.

전신에는 푸른 비늘이 돋아 있고, 두 다리에는 지느러미가 붙어 있다.

"너 이 거리의 길드는 처음이지?"

초면인 상대에게 사양 없는 태도.

상당히, 불통스러운 남자군.

나는 약간 이 남자를 경계한다.

"아아… 뭐 그렇지. 메날드 길드에 온 건 처음이야."

"역시, 나는 여기에 있는지 오래됐으니까. 신참인지 아닌지는 바로 알 수 있지, 지금도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모르는 눈치였으니까."

사하긴의 남자는 나의 전신을 둘러본다.

"가고일인가… 그렇다는 건 용병 길드에 용무가 있는 거군?"

"아아, 조금 일을 찾으려고."

:그렇다면 거기의 테이블의 앞에 앉아, 네 이야기를 들어 줄 테니까. 처음 길드에 온 녀석들은 저기에 앉히고 있어."

"알았어."

파라 마을 때에처럼 이 길드에도 안내원이 있는 듯하다.

"그 등, 사정이 있는 거지?"

"…………"

"내키지 않으면 말하지 마, 누구든 길드에서는 손님이야… 사양하지 말고 이용해줘."

뭐야, 겉모습과 말투는 좀 그렇지만 뭔가 친절한 남자잖아.

난폭한 말투의 뒤에 상냥함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잠깐 기다려, 물을 가져 올테니까, 느긋히 이야기하자고."

일부러 물까지 준비해 주는 모양이다.

정말, 사람은 겉모습으론 알 수 없군.

나는 경계를 풀기로 한다.

생각하면 류들도, 그런 외관이지만 사실은 좋은 녀석들이였으니까.

확실하게 얘기를 나눈 다음 사람됨됨이를 판단하도록 하자.

선입관으로 판단하는 건 상대에게 실례다.

그리고, 내가 사하긴에게 지시 받은 의자에 앉으려고 한 순간.



"잠깐 긴씨!!!"

"겍!!"

안쪽에 있는 접수 카운터에서, 접수 담당으로 보이는 엘프 여성이 인파를 가르며, 이쪽을 향해 분노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몇 번이나 말씀드리는데, 이러시면 안 됩니다!"

"칫, 시끄러운 녀석이 와버렸군!"

"뭐, 뭐야 뭐야?"

아무리 나라도 혼란해 하며, 엘프와 사하긴을 번갈아 본다.

사하긴은 엘프가 모습을 보이자, 칫 하고 혀를 차며, 곧바로 자리를 이탈했다.

"위험했네요, 조심해 주세요."

"뭐, 뭐가?"

늦지 않았다며 안도의 표정을 띄우는 엘프 씨.

뭐야? 그 녀석 나한테 뭔가 할 생각이였나?

나 위험했던 건가?

제 입으로 말하기 뭐 하지만, 저런 놈보다 뒤떨어지질 거라곤 생각되지 않는디.

"그 사람, 직원이 아닙니다."

"네?"

직원이… 아니야?

이어서 엘프가 설명해준다.

"직원을 가장해 개인 정보를 캐는게 취미에요, 저 사하긴"

"개, 개자식이…"

위, 위험했다…

생각해 보면, 그 사하긴은 [들어줄게] 라는 말 밖에 하지 않았다.

한마디도 자신이 직원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어.

"전에도 길드 안에 자신의 간이 테이블을 준비해서 [어이, 어떻하면 좋을지 모르겠는 녀석은 이쪽으로 와!] 라고 불렀거든요, 방심하면 언제나 이런 식이예요."

"뭐 그런 민패를, 왜 그런 녀석을 방치 하고 있는 거야?"

"당연히 길드에 폐가되는 행위라서, 지금도 주의는 주고 있는 거에요. 하지만 이 정도로 잡기엔 과하고… 본인도 잡담을 했다고 시치미를 때니까요."

"피해자는 아무 말도 안 하는 거야?"

"피해를 당하는 사람에 대한 애프터 케어도 완벽해요. 이야기의 마지막에는 유용한 어드바이스를 하는 모양이라서, 요전에는 다친 남성에게 자비로 포션을 선물하고 있었어요."

친절한 건지, 아닌 건지.

잘 알 수 없는 녀석이군.

"뭐, 뭐 됐어, 용병 길드에 용무가 있는데 어떻게 하면 되는 거야?"

마음을 다 잡고, 본래 용건으로 돌아가자.

"용병 길드라면, 저쪽 오른쪽에서 2 번째 접수처 줄을 서 주세요."

"알았어."

결국 그 사하긴, 실질적인 손해는 안 입혔으니.

냉큼 잊기로 하자.


"……"

"왜 그러시나요?"

용병 길드의 줄에 서려 하다, 문득 멈춰 선다.

"너는 진짜 직원이지?"

"괘, 괜찮습니다… 죄송합니다, 이거 직원증입니다."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주머니에 넣고 있던 직원증을 보여 주는 엘프 접수원씨.


일단은….

이게 2중 함정이라던가 하면 울고 싶어질 테니까 말이지.



Posted by 브로콜리 Layi_ :

메날드에게 온지 7일째.


베리아에 대한 크라이프의 대답을 듣고 나서 5일 정도 지났다.


크라이프 왈, 축제 때 베리아와 면회할 수 있게 약속을 맺고 온다고 했으니, 당분간 나는 메날드에 대기하는게 된다.


언제나처럼 아침 식사를 리제와 크라이프와 함께 다 먹은 후, 방으로 돌아간다.


오늘은 비가 오니, 실내에서 독서 타임을 가지며 멋을 부리고 있다.


"흐~음, 약간 출출한네."


나는 방에 배치되어 있던 벨을 울린다.


이 벨을 누르면 메이드 씨가 방까지 와 주는 것이다.



들어온 메이드 씨에게, 홍차를 부탁한다.


몇분 기다리자, 그녀는 홍차를 타와 주었다, 빠르네.


"알베르토님… 홍차를 끓여왔습니다."

"고마워."


나는 메이드에게 홍차를 받는다.


"흠, 좋은 향이군, 향은 뭐지?"


"토미리의 잎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호오… 그건 그렇고, 자주 듣는데 향이 뭐지?"



"…………"



요 며칠간의 나의 삶은 이런 상류 계급풍이다.



베리아의 대답이 오기 전까지, 크라이프의 자리를 대신 맡게 된 리제.


자리를 비울 크라이프의 인수인계를 위해, 오빠와 함께 집무실에서 열심히 업무 중이다.



그 외에 2달 뒤에 있을 기념제의 준비도 있어, 남매 모두 아주 바쁜 모양이다.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종일, 둘이서 방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당연히 나는 홀로 남겨진 형태가 되는 것이다.


내가 그 사이에 뭘 하고 있었나 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





크라이프의 호의로, 성 안을 마음대로 다닐 수 있게됬다.


요 5일 간은 계속 느긋이 보내고 있었다.



약 한달 전의 예속 상태와는 동떨어진 풍족한 생활.



남의 집에서 사는 거니 돈도 들지 않는다.


완전한 손님 취급이다.



종을 사용하면 엘프의 미인 메이드 씨가 와서, 돌봐준다.


메이드와 집사는 왜 자신들이 가고일을 보살피고 있는지, 의문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 틀림없겠지.


뭐 일이니까 거부할 수는 없지만.



이곳 메날드에는 온갖 식재료가 들어 오기 때문에, 식사도 싫증이 나질 않는다.


오늘 아침도 리틀 크라켄의 먹물 파스타를 먹는데 일품이였다.



지금의 난, 세상에서 가장 유복한 생활을 하고 있는 가고일이 아닐까.



"알베르토님의 오늘 예정은 어떻게 되세요?"



엘프 메이드에게 질문을 받는다.


오늘의 예정인가… 흠, 그렇군.




"… 오늘은 조금 자리를 비울지도 몰라."



"그렇습니까, 만약 외출시에 불러 주시면…"



"신경 쓰지 않아도 되. 잠의 세계로 여행을 떠날 뿐이니까 방에서는 나오지 않아…"




홍차를 마셨더니 몸이 따뜻해져, 졸려진 것이다.




"육체는 방에 놓고 간다. 너도 함께 갈래?"



"아니요, 괜찮습니다."



메이드 씨에게 거절된다.


뭐야 그 더러운 물건을 보는 눈은….



뭐 좋아, 나는 두 번째의 수면을 즐기기로 했다.








"크으~~~~~"



한 시간 정도 지나고, 잠의 세계에서 현실 세계로 돌아왔다…


아직 밥을 먹기엔 이른 시간이다.



잠에서 깨어나 정상적인 사고로 돌아온 나는 어떤 생각을 했다.




(이 생활… 아무리 그래도 안되겠지. )



헤이해 지는 것도 정도가 있지.



일단은, 크라이프에게 리제를 도와 줬으면 한다는 말을 들었다.


라고 해도, 아직 크라이프도 메날드에 있고,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다.


마왕 남매가 바빠서 성에서 혼자 뒹굴거리고 있었더니 어느새 이런 타락한 생활이 되어 있었다.



성에 왔을 때는 사치를 부릴 생각이 없었지만, 편한 생활을 하고 있었더니, 사람이란 건 익숙해져 버리는 걸지 모르겠군.



두달 후의 축제 개시까지 아직 상당히 시간이 있다.


이대로의 생활은 좋지 않다.




(역시 조금은 움직이는게 좋겠군. )




파라에 있었을 땐 트리스를 돌보거나, 길드의 의뢰를 받는 등, 나름대로 목적을 가지고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타락하지 않았지만…



생각해 보니 나, 요즘은 전부 남의 돈으로 돌아다니고 있단 말이지.


지금까지는 의식하지 않기로 했었지만.



착실하게 지상 최강의 캥거루족에 가까워지고 있는 거 아닐까…



조금 리제들과 얘기할 필요가 있겠네.






"어이 리제! 크라이프! 들어줘!"



"노크 정도는 하라구."


"… 하아."



집무실의 문을 열면, 서류와 격투 중이었던 리제에게 주의를 들었다.


크라이프가 한숨을 쉬고 있었다.



예상대로, 계속 업무 중인 모양이다.


처음은 위화감이 있었지만, 리제가 실내에서 일을 하는 것도 점점 익숙해져가네.



"기뻐 해라! 너희들의 일을 도와 주러 왔어!"



" "…………" "



아… 뭔가 민폐라는 듯한 얼굴하고 있네 이 두사람.


그런 얼굴하지마, 신경 써줘.




"… 알았어, 그럼 지금부터 바닥에 떨어뜨리는 서류를 주워 줄래?"



"맡겨줘."




나는 리제의 손에 의해 바닥에 떨어진 서류를 주워, 리제에게 건넸다.




"고마워, 만족했어? 부족하면 원하는 장수를 말해 줘"



"… 아니, 이런 짜고 치는 일이 아니라. 좀 더 이렇게 내용이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씀 드려야 할지, 이런 나에게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



"조금 전에도 방에서 빈둥거리고 있었더니, 메이드가 쓰레기를 보는 듯한 눈으로 보고, 아무리 그래도 좀."



손을 턱밑에 대고 생각하는 리제.



"마음은 기쁘지만, 너가 도울 수 있는 건 없네."



"이래도 도시에서 폭동 같은게 일어나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바보 같은 소리하지 말아줘, 이 도시에서 폭동은 일어날 수 있을 리가 없어. 적어도 지금은 말이지."



흘려들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반론하는 크라이프.


그렇겠지…, 근데 기본적으로 전력적인 부분 밖에 쓸데가 없단 말이지 나.




"여차할 때 도와 주는 것만으로 충분해, 신경 쓰지 않고 뒹굴거려."



나의 고민을 듣고, 리제가 지원한다.



"하지만 이대로 딩굴거리만 하면 안쓰러운 놈이 될것 같아."



정신 지배가 풀린 무렵의 헝그리 정신이 사라져 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야생에서 살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거리에 나가면 좋을 텐데."



"에, 괜찮은 거야? 마음대로 밖을 나가도?"



"응, 구속할 생각은 없고, 정말 필요한 때에 함께 있어 주면 돼. 지금은 오라버니도 있고."



"뭐야."



그럼 그 사이, 거리에서 일 같은 걸 해도 괜찮다는 건가.


나는 집무실을 나오기로 한다.



떠날 때, "이 도시에서는 귀찮은 일을 일으키지 말아줘" 라는 리제의 주의를 들었다.







자 힘내볼까…



근데, 오늘은 날씨도 비고, 이미 점심이니까.


그다지 밖에 나갈 마음이 들지 않는데.


젖고 싶지 않고, 소중한 구두가 더러워진다.




"…………"






내일부터 힘내기로 하자…



결코, 요 며칠 사이에 게으른 버릇이 든 것은 아니다.



Posted by 브로콜리 Layi_ :

마왕 란누와의 전쟁이 끝나고, 보름 이상이 경과했다.

현지에서 가능한 대략적인 일을 끝냈기 때문에, 남은 전후 처리를 부하에게 맡기고, 나는 한발 앞서 란누 성 북쪽에 있는, 본거지의 아스타니아 성으로 돌아와 있었다.

결국, 그 터무니 없는 전투력을 가진 가고일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그토록 강한 힘을 가진 자다.

욕심을 말하면 부하로 만들고 싶었지만…

그 가고일이 부하로 들어오면, 나는 지금보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이세계에서는 개인의 전력이 모든걸 나타낸다.

때문에, 최고 전력인 난 지금까지 그리 자유롭게는 움직일 수 없었지만, 그 가고일이 부하로 들어 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만일을 대비해, 혹시 가고일과 조우해도, 손을 대지 말라고 산하 마왕 두명에게는 전달해뒀다.

아군이 되지 않아도 적대는 피하고 싶다.

두 사람다 [알겠습니다] 라고 말해 주었지만, 의아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반신반의 한 모습이였다.

뭐, 그 장소에 없었던 두 사람이 믿지 못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그건(가고일) 눈으로 직접 보지 않으면 납득을 할 수 없는 존재다.

전력으로 저주 마법을 등에 박아 넣었으니 날개가 재생할 일은 없을 터.

그렇게 되면, 도보로 이동해야하니 그리 멀리 가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산맥을 넘어, 파라 마을 쪽까지 이동했을지도 모른다.

그 주변은 하이엘프 마왕, 크라이프가 통치하고 있다.

마왕 크라이프는 과거에 한 번 만난 적이 있다.

온화한 언행으로, 지성이 느껴지며, 호감이 가는 남자였다.

이전 그를 나의 파벌에 권한 적이 있었다, 거절당해 버렸지만…

그 무렵과는 상황이 바뀌었으니 한 번 더 권해 보는 것도 괜찮을지 모르겠다.

자 그럼 … 어찌 됐든, 3년에 걸친 긴 전쟁도 종결.

아직 세세한 뒤처리는 남아 있지만, 일단 이걸로 일단락되었다.

돌아오면 돌아온대로 일이 있지만.

하지만 일단락됐으니, 조금 정도는 날개를 펴기로 하자.






그랬을…터인데.





이변을 눈치챈 것은 아스타니아 성으로 돌아간 다음 날.

하루의 피로를 달래려고, 욕실로 들어가려고 했을 때의 일이다.

검은 드레스를 벗고, 이어서 속옷을 벗자, 어떤 사실을 눈치챘다.


"응?"

벗은 속옷 안에, 은빛의 곡선이 보였다.

즉, 그… 아래 털이 빠져있었다.

나는 흡혈귀, 몸이 노화 하지 않는다.

고로 그… 털이 빠지는 일은, 좀처럼 없을 텐데.

물론 외부에서 강한 힘으로 당기거나 하면 빠지지만.

하지만… 고작 한가닥.

가끔은 이런일이 있을수 있지.

우선 발견되면 부끄러우니, 청소역 메이드가 오기 전에 태워 처분하자.

 

─ 다음 날 ─

"응?"

어제와 마찬가지로, 욕실에 들어가려고 하니…

속옷 안에서, 어제와 같은 광경이 확인되었다.

오늘도 같은 장소의 털이 빠져있다.

어제보다 한가닥 늘어 두가닥이 빠져 있었다.

(우연 … 이겠지?)

가끔은 이런 일도 있는… 걸까.

조금 의문으로 생각하면서도, 이 때의 나는 위기감을 느끼지 않았다.

빠졌다고 해도 고작 2가닥 이라며…

자신의 몸에 일어나고 있는 이변을 가볍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 3일 후 ─

빠져나가는 것이 멈추지 않아…

어제보다 빠진 수가 늘어.

오늘은 4개다.

수면 부족? 식생활 불규칙? 스트레스?

부정은 하지 못하겠지만, 1500백년 동안 이런 일은 처음이다.

(왜?)

딱히 4가닥 빠진 정도로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만.

어쩌면, 몸이 좀 더 쉬라는 사인을 보내는 걸지도 모른다.

가고일 전에서는, 오랜만에 전력을 내서 싸웠다, 그 때의 데미지가 남아 있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 몇년은 특히 바빴기도 했고, 느긋히 휴양 하자.


─ 5일 후 ─

아침 밤낮, 규칙적으로 먹고 있다.

수면도 확실히 취하고 있다.

몸은 매일 목욕을 해 청결하게 유지 하고 있다.

업무량도 최근에는 소극적이다…

몸에 부담이 되는 행위는 최대한 줄이고 있다.

…그런데.


"왜?"

… 왜 빠지는 거지?

평소 다른사람과 함께 욕실에 들어 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없어도 사회적으로 곤란하지 않다… 하지만.

장소가 장소이니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았다… 하지만.

뭔가 조금 불안해졌다.

내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지.

─ ×× 일후 ─


"…………"

안돼, 역시나 탈모가 멈추지 않아.

나날이 빠지는 수가 많아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근시일내에 전부 사라져버리는거 아닐까?

그런 공포를 최근 느끼고 있다.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봤지만, 효과가 없다.

이미, 나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단순한 몸의 이상이 아니라면…

그럼, 설마…저주?

분명 그런 저주는 있다… 하지만 .

(아니… 설마 그럴 리 없지. )

이런 일을 하고 도대체 누구에게 무슨 이득이 있다는 것인가.

만일 저주라고 해도, 왜 이런 짓을 한는지, 술자의 목적을 전혀 모르겠다.

어째서 이런 상황이 됐을까…

누구한테 원망 받을 만한 짓을 했나.

이래뵈도 임모털4 (죽지 않는 네명), 오래 살기도 했고, 원망 받을 만한 사람이라면 산 만큼 있다.

하지만, 이건 술자의 의도를 전혀 읽을 수 없다.

나에게 치욕을 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하면 대성공겠지만.

(뭐 이리 수수하고 심한 장난이지… )

더 이상의 고민거리는 봐줬으면 한다.

저주인지 아닌지는 조사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데.

성의 연금술사인 마렐에게 상담해 볼까?

그녀라면 뭔가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마렐, 잠깐 괜찮아?"

"베리아님… 무슨 일이십니까."

"음, 그…"

좀처럼 입에 담을 수가 없다.

나는 마렐에게 말하려 하다… 주저해 버린다.

상담… 해야 하나?

명색이 임모털4 (죽지 않는 네명) 라 불리며, 많은 마족을 통솔하는 입장에 있는 내가…

[조사해줘] 라고.

[최근 아래의 털이 빠져 곤란해 하고 있습니다] 라고.

"…………"

"왜 그러시나요? 베리아님"

눈앞에는 나를 걱정하는 눈동자로 응시하는 마렐.

"… 아무것도 아니야. 불러 세워서 미안해."

(그런거… 말할 수 있을 리가 없다. )



터벅터벅 성의 복도를 걷는다.

"베리아님, 앞을 보지 않고 걸으면 위험해요."

성의 메이드와 마주친다.

안 돼, 생각을 했더니 시야가 좁아져 있었어.

벽에 부딪칠 상황이였던 모양이다.

"베리아님 떨어지셨어요, 주워둘게요."

"에, 앗, 안 돼!"

무심코 반사적으로 메이드에게 외쳐 버렸다.

"엣, 손수건을 주우면 안 되는 건가요?"

"…………"

뭘 하고 있는 거지 나는…

(아아, 안 돼… )

이대로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수치를 참고, 용기를 내서 마렐한테 물어봐야 할지도.


만약 저주라고 한다면, 그 때는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범인을 찾아내 주지.




Posted by 브로콜리 Layi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