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날드에게 온지 7일째.


베리아에 대한 크라이프의 대답을 듣고 나서 5일 정도 지났다.


크라이프 왈, 축제 때 베리아와 면회할 수 있게 약속을 맺고 온다고 했으니, 당분간 나는 메날드에 대기하는게 된다.


언제나처럼 아침 식사를 리제와 크라이프와 함께 다 먹은 후, 방으로 돌아간다.


오늘은 비가 오니, 실내에서 독서 타임을 가지며 멋을 부리고 있다.


"흐~음, 약간 출출한네."


나는 방에 배치되어 있던 벨을 울린다.


이 벨을 누르면 메이드 씨가 방까지 와 주는 것이다.



들어온 메이드 씨에게, 홍차를 부탁한다.


몇분 기다리자, 그녀는 홍차를 타와 주었다, 빠르네.


"알베르토님… 홍차를 끓여왔습니다."

"고마워."


나는 메이드에게 홍차를 받는다.


"흠, 좋은 향이군, 향은 뭐지?"


"토미리의 잎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호오… 그건 그렇고, 자주 듣는데 향이 뭐지?"



"…………"



요 며칠간의 나의 삶은 이런 상류 계급풍이다.



베리아의 대답이 오기 전까지, 크라이프의 자리를 대신 맡게 된 리제.


자리를 비울 크라이프의 인수인계를 위해, 오빠와 함께 집무실에서 열심히 업무 중이다.



그 외에 2달 뒤에 있을 기념제의 준비도 있어, 남매 모두 아주 바쁜 모양이다.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종일, 둘이서 방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당연히 나는 홀로 남겨진 형태가 되는 것이다.


내가 그 사이에 뭘 하고 있었나 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





크라이프의 호의로, 성 안을 마음대로 다닐 수 있게됬다.


요 5일 간은 계속 느긋이 보내고 있었다.



약 한달 전의 예속 상태와는 동떨어진 풍족한 생활.



남의 집에서 사는 거니 돈도 들지 않는다.


완전한 손님 취급이다.



종을 사용하면 엘프의 미인 메이드 씨가 와서, 돌봐준다.


메이드와 집사는 왜 자신들이 가고일을 보살피고 있는지, 의문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 틀림없겠지.


뭐 일이니까 거부할 수는 없지만.



이곳 메날드에는 온갖 식재료가 들어 오기 때문에, 식사도 싫증이 나질 않는다.


오늘 아침도 리틀 크라켄의 먹물 파스타를 먹는데 일품이였다.



지금의 난, 세상에서 가장 유복한 생활을 하고 있는 가고일이 아닐까.



"알베르토님의 오늘 예정은 어떻게 되세요?"



엘프 메이드에게 질문을 받는다.


오늘의 예정인가… 흠, 그렇군.




"… 오늘은 조금 자리를 비울지도 몰라."



"그렇습니까, 만약 외출시에 불러 주시면…"



"신경 쓰지 않아도 되. 잠의 세계로 여행을 떠날 뿐이니까 방에서는 나오지 않아…"




홍차를 마셨더니 몸이 따뜻해져, 졸려진 것이다.




"육체는 방에 놓고 간다. 너도 함께 갈래?"



"아니요, 괜찮습니다."



메이드 씨에게 거절된다.


뭐야 그 더러운 물건을 보는 눈은….



뭐 좋아, 나는 두 번째의 수면을 즐기기로 했다.








"크으~~~~~"



한 시간 정도 지나고, 잠의 세계에서 현실 세계로 돌아왔다…


아직 밥을 먹기엔 이른 시간이다.



잠에서 깨어나 정상적인 사고로 돌아온 나는 어떤 생각을 했다.




(이 생활… 아무리 그래도 안되겠지. )



헤이해 지는 것도 정도가 있지.



일단은, 크라이프에게 리제를 도와 줬으면 한다는 말을 들었다.


라고 해도, 아직 크라이프도 메날드에 있고,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다.


마왕 남매가 바빠서 성에서 혼자 뒹굴거리고 있었더니 어느새 이런 타락한 생활이 되어 있었다.



성에 왔을 때는 사치를 부릴 생각이 없었지만, 편한 생활을 하고 있었더니, 사람이란 건 익숙해져 버리는 걸지 모르겠군.



두달 후의 축제 개시까지 아직 상당히 시간이 있다.


이대로의 생활은 좋지 않다.




(역시 조금은 움직이는게 좋겠군. )




파라에 있었을 땐 트리스를 돌보거나, 길드의 의뢰를 받는 등, 나름대로 목적을 가지고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타락하지 않았지만…



생각해 보니 나, 요즘은 전부 남의 돈으로 돌아다니고 있단 말이지.


지금까지는 의식하지 않기로 했었지만.



착실하게 지상 최강의 캥거루족에 가까워지고 있는 거 아닐까…



조금 리제들과 얘기할 필요가 있겠네.






"어이 리제! 크라이프! 들어줘!"



"노크 정도는 하라구."


"… 하아."



집무실의 문을 열면, 서류와 격투 중이었던 리제에게 주의를 들었다.


크라이프가 한숨을 쉬고 있었다.



예상대로, 계속 업무 중인 모양이다.


처음은 위화감이 있었지만, 리제가 실내에서 일을 하는 것도 점점 익숙해져가네.



"기뻐 해라! 너희들의 일을 도와 주러 왔어!"



" "…………" "



아… 뭔가 민폐라는 듯한 얼굴하고 있네 이 두사람.


그런 얼굴하지마, 신경 써줘.




"… 알았어, 그럼 지금부터 바닥에 떨어뜨리는 서류를 주워 줄래?"



"맡겨줘."




나는 리제의 손에 의해 바닥에 떨어진 서류를 주워, 리제에게 건넸다.




"고마워, 만족했어? 부족하면 원하는 장수를 말해 줘"



"… 아니, 이런 짜고 치는 일이 아니라. 좀 더 이렇게 내용이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씀 드려야 할지, 이런 나에게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



"조금 전에도 방에서 빈둥거리고 있었더니, 메이드가 쓰레기를 보는 듯한 눈으로 보고, 아무리 그래도 좀."



손을 턱밑에 대고 생각하는 리제.



"마음은 기쁘지만, 너가 도울 수 있는 건 없네."



"이래도 도시에서 폭동 같은게 일어나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바보 같은 소리하지 말아줘, 이 도시에서 폭동은 일어날 수 있을 리가 없어. 적어도 지금은 말이지."



흘려들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반론하는 크라이프.


그렇겠지…, 근데 기본적으로 전력적인 부분 밖에 쓸데가 없단 말이지 나.




"여차할 때 도와 주는 것만으로 충분해, 신경 쓰지 않고 뒹굴거려."



나의 고민을 듣고, 리제가 지원한다.



"하지만 이대로 딩굴거리만 하면 안쓰러운 놈이 될것 같아."



정신 지배가 풀린 무렵의 헝그리 정신이 사라져 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야생에서 살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거리에 나가면 좋을 텐데."



"에, 괜찮은 거야? 마음대로 밖을 나가도?"



"응, 구속할 생각은 없고, 정말 필요한 때에 함께 있어 주면 돼. 지금은 오라버니도 있고."



"뭐야."



그럼 그 사이, 거리에서 일 같은 걸 해도 괜찮다는 건가.


나는 집무실을 나오기로 한다.



떠날 때, "이 도시에서는 귀찮은 일을 일으키지 말아줘" 라는 리제의 주의를 들었다.







자 힘내볼까…



근데, 오늘은 날씨도 비고, 이미 점심이니까.


그다지 밖에 나갈 마음이 들지 않는데.


젖고 싶지 않고, 소중한 구두가 더러워진다.




"…………"






내일부터 힘내기로 하자…



결코, 요 며칠 사이에 게으른 버릇이 든 것은 아니다.



Posted by 브로콜리 Layi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