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정말로 다양한 녀석이 있다.
직원을 가장한 사하긴 때문에, 나란 사람이 페이스가 흐트러지고 말았다.
하마터면 속아서, 개인 정보가 유출될 뻔했군.
좀 더 마음을 단단히 먹자.
특히 그게 초면인 상대에 한해서는 주의가 필요하겠군.
조금 상냥한 말을 해주는 정도로, 마음을 허락해선 안 된다.
마음을 다 잡고, 용병 길드의 접수 줄을 서서 이야기를 듣기로한다.
"알베르토 씨에게 가능한 단독 의뢰는… 이거 정도 밖에 없는 것 같네요."
어색한 듯이 나에게 결과를 전하는 접수원씨.
"신경 쓰지 않아도 돼, 각오는 하고 있었으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예상대로의 대답이었다.
나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메날드의 거리의 모래 사장에서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샌드 셀이라는 조개 마물 토벌과 잡무계 2개, 마을의 잡무 관계 일 뿐이었다.
샌드 셀의 토벌이라고 하면 듣기는 좋지만, 결론은 조개 줍기라는 거군.
샌드 셀은 식용 조개다.
술을 부어 찜 등으로 먹는 모양이다.
최근 추워졌기 때문에, 모래 사장에서 담담하게 작업하는 조개 줍기는 인기가 없는 일이라고 한다.
파라 마을에 있을 때와는 달리 일거리가 있는 것만으로 상당히 나아졌지만 말이지.
역시 동료가 있으면 좋겠는데.
리제나 크라이프는 지금 바쁘다, 내 사정으로 말려들게 할 수도 없다.
원래 입장적으로도 어렵고.
이어서, 접수 양이 설명한다.
"알베르토 씨가 그 밖에도 받을 수 있는 의뢰라면…, 개인 의뢰는 아닙니다만, 뒤에 있는 붉은 게시판에 붙어 있는 의뢰라면 수주 가능합니다."
그 말을 듣고, 뒤의 게시판에 시선을 보낸다.
새빨개서 불길한 느낌이 드는 계시판이군.
"단지 … 게시판에 붙어 있는 의뢰는, 모두 대규모 집단 전투가 많은 유명한 마물의 토벌 입니다. 몇명 단위의 그룹 의뢰보다, 좀 더 많은 인원을 대상으로 하는 의뢰입니다."
"그런 위험한 의뢰인데, 수주 조건이 좋은 건 왜지?"
"전투를 서포트하는 인원도 필요하니까, 예를 들면 정찰역 같은게 그렇네요. 당연히, 위험도에 따라 보수는 변동합니다만…"
"…………"
"특출난 개인 전투력을 가진 마왕님이라면, 혼자서도 간단하게 토벌 가능하겠지만 말이죠. 서포트 역은 비교적 안전하다고는 하나, 광범위 전체 공격에 말려 들었을 때,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을 정도의 강함은 필요하긴 합니다."
나는 한 번 접수대에서 멀어져, 게시판을 보기로 한다.
대충 내용을 확인한 뒤 한장의 종이에 흥미가 생겼다.
"바다의 왕자, 크라켄 토벌"
흠, 크라켄이라.
바다의 패자로 불리고 있는 곳에 끌린다.
상대는 바다의 마물, 당연히 크라켄 같은 건 본 적도 없다.
전날, 아침 식사로 리틀 크라켄을 먹었지만 노카운트겠지.
그건 맛있었지.
(흠, 이것도 뭔가의 인연일지도 모르겠군. )
식품이 되기 전이 생 크라켄을 보고 싶은 느낌도 든다.
좋아, 이걸로 할까.
나는 다시 접수처에 줄 서기로 한다.
"크라켄의 토벌 의뢰를 받고 싶은데."
"제정신입니까?"
뭐야 그 얼굴은?
그리고, 제정신이라니 뭔 말이야?
"게시판 의뢰는 받을 수 있는 거지?"
"그건 그렇지만…, 크라켄은 바다에서 톱클래스로 강한 마물 입니다, 서포트 역이여서 직접 싸우지 않는다 하더라도 위험한 마물이에요."
"…………"
"알베르토 씨의 경우 날 수 없기 때문에, 크라켄이 배를 부순다면 도망칠 수 없잖아요? 가능하면 바다 속에서 고속 이동이 가능한 분, 하늘을 날 수 있는 분이 바람직한데…"
서포트는 커녕, 싸울 생각인데 말이지.
진정한 바다의 왕자가 누군가 가르쳐 줄 생각이다.
"문제 없어."
"…………"
납득이 가지 않아 보이는 접수원.
여기서 [나라면 쓰러뜨릴 수 있다] 라고 말해도 믿어 주지 않을 것이다.
그럼 행동으로 나타낼 뿐이다.
"… 하아, 알겠습니다. 그렇게까지 말씀 하신다면 말리지 않을게요."
한숨을 내쉬고, 마지못해 납득해 준 엘프 씨.
"알아줬구나. 그래서 … 언제 사람이 모이는 거야? 가능하면 빠른 편이 좋은데 말이지."
"죄송합니다만, 2, 3일은 무리에요. 그 의뢰는 길드가 토벌 가능하다고 판단할 때까지는 시작되지 않기 때문에."
"…………"
오늘, 내일은 무리인가…
으~음, 너무 늦으면 곤란한데 말이지.
지금은 크라이프가 거리에 있어서 자유롭게 행동 할 수 있지만.
언제 베리아의 대답이 올지도 모르니까.
"게다가, 배도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
결국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건가.
그렇게 되면, 어쩔 수 없군.
이 의뢰는 일단은 보류로 해 둘 수 밖에 없지.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의뢰를 받는 것은 그만두자.
"미안, 이 의뢰는 보류로 부탁해, 좀 더 상황를 본다."
"그 쪽이 좋다고 생각해요."
내 발언에, 안도의 표정을 보이는 엘프 접수양.
우선, 오늘은 다른 의뢰를 받기로 하자.
라고 해도 선택 사항은 없는데.
오늘로서는 조개 줍기… 밖에 없으려나.
"저기, 이제 다 끝나셨나요?"
접수원과 여러가지로 얘기를 하고 있자, 내 뒤에 서있던 푸른 머리의 포니테일 소녀가 말을 건네 왔다.
눈이 크고 둥근 느낌으로, 신장 160cm 정도의 호리호리 한 몸매를 가진 미인이라기보다는 사랑스러운 소녀다.
조금 얘기가 길었던 모양이군.
"아아, 미안하군 기다리게 해서."
"아니요, 재촉해버려 죄송합니다."
나는 그녀에게 사과를 하고, 접수처에서 떠나려고 했다.
"게시판의 크라켄의 토벌 의뢰를 받고 싶은데 말이지."
… 하지만, 그 말을 듣고, 멈춰 선다.
나와 같은 의뢰를 선택한 푸른 머리의 소녀.
그렇게 실력에 자신이 있는 것일까?
아마, 접수원이 막을 테지만.
"엣!! 크라켄 토벌 의뢰를 받아 주시는 건가요!!"
아주 기뻐하는 접수원의 엘프 씨.
(어이 어이… )
이건 무슨 일이야?
내 경우와 비교해, 이 소녀에 대한 태도가 너무 다르지 않나?
뭘 가볍게 얘기를 진행하고 있는 거야.
내 프라이드가 상처 입는데.
비교적 평소에 빈번하게 상처 받고 있지만 말이지.
"네. 그래서, 토벌 개시는 언제쯤이 될 것 같나요? 엘자 씨."
"그렇네요…"
푸른 머리의 소녀가 접수원 엘프에게 묻는다.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까 생각합니다, 아직 배가 준비 되지 않아서요."
엘자라는 이름인 건가 이 접수원, 지금 알았다구.
뭐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나에게 대응했을 때처럼, 이 소녀에게도 크라켄에 대한 주의를 줘야 될 텐데.
가만히 두명의 대화를 바라보고 있으니, 푸른 머리의 소녀가 눈치챈 것 같다.
"그… 저기, 용건이 있으신가요?"
"아니… 그."
"알베르트 씨, 이 쪽 여성은 수룡이시라, 이번 크라켄 토벌에는 적역이랍니다. 길드의 신입으로 최고의 주목을 모으고 있습니다."
접수 양이, 내가 푸른 머리의 소녀에게 느낀 의문에 깨달은 모양이라, 설명해준다.
수용이라는 것은 지금은 인간화 상태라는 건가.
"루미나리아 씨가 참가해 주셔서 살았습니다, 이대로라면 솔직히 불안해서."
(응? 루미나리아? )
루미나리아… 뭘까? 어디선가 들어 본 이름인데.
최근에 들었다고 생각하는데…
"크라켄 토벌의 적임이라, 나보다도?"
"물론입니다. 그러니, 루미나리아 씨가 참가해 주면 든든해요."
"아니요, 저는 그런…"
얼굴을 붉히며 수줍어하는, 루미나리아라 불린 소녀.
뭐가 [그러니] 라는 거야.
뭐, 그렇겠지.
정체 모를 가고일보다도 수룡이 더 강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지.
하지만 단언하니 조금 울컥하는군.
내가 소품 같이 들리잖아…
"루미나리아입니다. 함께 일을 받을 때는 잘 부탁드려요, 알베르트 씨."
루미나리아라고 불린 수룡의 소녀가, 미소를 띄우며, 악수를 요구했다.
"…………"
그런 눈부신 미소를 향하지 말아줘.
소품이나 다름없는 형태로 보여지고, 프라이드를 상처입었다고는 하나…
이런 아이에게 잘 부탁 드립니다, 라.
보통 남자라면… 용서해 주고 싶겠지.
귀여운 아이가 요구해온 악수, 반들 반들한 피부를 잡을 절호의 기회.
당연히 … 나는 손을 뻗어.
찰싹
"기어오르지마라 계집."
소녀의 손을 가볍게 후려친다.
나를 평범한 남정네들과 비교하지 말란 소리지.
장소의 분위기가 한순간에 마이너스로 변하지만 알 바 아니다.
수룡의 소녀는 얼굴을 약간 경직시키다가도, 다시 미소를 띄운다.
"ㄴ, 네 물론 입니다. 자신이 아직 미숙했던 것은 알고 있습니다."
겸허한 자세를 보이는 수룡의 소녀.
어른스러운 대응이다.
얼핏 보면 바른 소녀로 보인다… 하지만, 나는 믿지 않는다.
방금전의 사하긴의 예도 있으니까 말이지.
한꺼풀 벗기면, 사람은 뭐가 나올지 모른다.
주의에 주의를 할 필요가 있다.
"… 그게 네놈의 본심이라면 최고일 텐데 말이지."
나는 소녀에게 확실하게 못을 박아둔다.
지금의 나는 그렇게 만만치 않다.
사하긴을 만나기 전이라면 다른 대응을 했겠지만.
"엘자 씨…, 이 사람은 왜 이렇게 비뚤어져 있나요?"
루미나리아가 접수원에게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이야기한다.
"그, 여기(길드)에 들어 왔을 때도 여러가지 일이 있던 모양이라…"
수룡의 루미나리아, 내가 그녀의 신원을 알게 되는 건 조금 이후의 이야기가 된다.
'번역중 > 그 가고일은 지상에서도 위험합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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