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진짜, 귀찮네."

사하긴과 함께 렛츠 조개 줍기.

불평하는 사하긴의 목을 잡아, 모래사장으로 강제 연행한다.

여기까지 와서, 포기를 못하는 사하긴이군.

나도 좋아서 너를 데리고 온 건 아니야.

너 같은 것보다 리제와 함께 있는 편이 100배 즐겁다.

외형적으로도, 꽃이 너무 없어…

그녀의 입장상, 함께 의뢰를 받는 것은 무리라고 알고 있지만 말이지.

"하아~~"

뭐 데려온 이상 어쩔 수 없다.

이 녀석 (사하긴) 로 참을 수 밖에 없죠…

"저기 말이야, 한숨 쉬면서 내 배를 만지는 건 그만두지 않을래, 기분 나쁘거든."

이 사하긴, 몸도 단단하고, 피부도 케어되지 않았어.

비늘 틈에 작은 모래가 들어가 있고, 촉감도 까슬까슬해서 최악이다.

좋은 냄새도 나지 않고, 만지고 있어도 즐겁지 않아.

리제와의 차이가 너무 심하다구.

"젠장, 왜 내가 조개 줍기를 않으면 안 되는 거지."

하지만, 이런 녀석이라도 도망가면 곤란하다….

사하긴의 목을 잡고 있는 손에 힘을 담는다.

도망치면 비늘을 벗기자, 만일을 대비해 사하긴에게 경고 해둔다.

"좀 더 자기 몸을 소중히 해… 비늘의 수는 유한하다구?"

방심하면, 바로 도망칠 것 같으니까 말이지.

"아, 죄송합니다, 너무 기어올랐네요."

알면 되는 거야.

말귀를 잘 알아듣는 남자는 싫지 않아.



길드에서 30분 정도 걷자 모래사장에 도착했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모래사장에는 거의 사람이 없다.

일하기 쉬워서 다행이지만.

"…………"

모래 사장에서 묵묵히 조개 줍기를 시작한다.

단순 작업으로 수수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 만큼 일이 끝났을 때의 달성감은 있다… 면 좋겠군.

의욕은 나지 않지만, 필요량을 주울 때 까지는 노력해야 겠지.

 

"…………"

모래를 파고 또 판다.

샌드 셀은 5cm 정도의 크기의 조개라고 한다.

충분히 시인할 수 있는 크기고, 아마 적당히 파면 간단히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지만…

좀처럼 발견되지 않는다.

시간의 경과와 함께 스트레스가 쌓여 간다.

"흐으아아앗!"

시작한지 5분, 아직 한개도 잡질 못했어.

안 되지, 나답지 않은 천한 소리가 나와 버렸다.

"어이 형씨, 이쪽으로 모래 날리지 말아줘."

내 옆에서 조개 줍기를 하고 있었던 사하긴이 불평해 왔다.

사내자식이 째째한 놈이군.

"그렇게 깊이 파도 샌드 셀은 없다고, 있는 것은 대체로 20cm 정도의 깊이야."

"흐음."

아무래도 어드바이스를 해주는 모양이다.

"그, 모래 사장에 작은 구멍이 있는 것이 보이지."

"이건가."

"아아, 그 밑을 파봐."

사하긴이 지시한 위치를 파보기로 한다.

오오, 나왔다, 이 녀석이 샌드 셀인가.

근데 뭔가 작네.

"봐, 있잖아, 하지만 이 녀석은 작으니까 안 되겠네."

"뭐야? 작으면 맛에 문제라도 있는 거야."

"맛 문제만이 아니야, 잡아봤자 거의 돈도 않되고, 작은 조개를 너무 잡다 보면 생태계가 망가지니까, 눈감아 주는 것이 매너라는 거야."

설마, 이 녀석이 매너를 논할 거라고는.

유익한 정보 제공에는 감사 하겠지만.

"지금 말한 느낌으로 해 봐."

"오우."

나는 사하긴에게 배운 내용을 참고로 샌드 셀을 찾아간다.

아무래도 데려온 게 정답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형씨는 [마력 감지] 는 사용할 수 없는 건가?"

"앙? 사용할 수 있는데."

"미약하긴 하지만 샌드 셀은 마력을 가지고 있어. 나는 사용할 수 없지만 마력 감지를 사용하면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안다는 모양이야."

… 그런 건 빨리 말해줬으면 좋겠는데.

"그렇다고 해도 샌드 셀의 보유 마력은 아주 희미해, 있는 위치를 탐지하는데 상당한 집중력이 필요하니, 결국 손수 직접 찾는 게 빠를…"

"여기랑, 거기려나."

오오, 정말로 발견했어.

처음부터 이렇게 했으면 쓸데없는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됐을 텐데 말이지.

"… 에 진짜냐, 형씨 굉장하잖아."

"후후후… 맡겨둬."

이런 녀석이라도,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나쁘지 않네.

한 번 요령이 생기면 별 거 아니다.

나는 조개 줍기를 이어 간다.

"단시간에 이만한 조개를 주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거 아니야."

내 초고효율 조개 줍기에, 사하긴이 관심을 가진 모양.

"있잖아, 나도 좋아서 이런 짓을 하고 있는게 아니라고."

조개 줍기를 바보 취급할 생각도 없지만, 좀 더 자극이 있는 일도 하고 싶다.

가끔 받는 정도 좋지만.

"그런 건가."

"아아, 처음은 크라켄을 토벌하려고 했는데 말야."

"크라켄이라… 거물이네. 바다에서 한 번 본 적이 있다고."

"호우."

"옛날에는 바다에 살고 있었거든… 그 때 만났지. 다행히 나를 눈치채지 못해서 무사히 달아날 수 있었어."

크라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하긴.

그 표정은 밝지 않다.

아무래도 상당한 트라우마었던 것 같다.




조개 줍기를 시작하고 2 시간이 경과…

점심이 되었다.

발밑에는 무릎 위 근처까지 쌓인 샌드 셀이 있다.

"꽤 많이 잡았네."

"너무 잡았잖아… 길드 규정량의 배는 있다고."

예정보다 대량으로 얻었기 때문에, 오전 중에 조개 줍기가 끝났다.

"그런데 형씨, 이제와서 묻는 것도 뭐 하지만, 이 샌드 셀 어떻게 길드까지 옮기면 되는 거야?"

"… 양손으로 끌어안아."

"이 양을 끌어안았다간 흘러넘친다고, 그리고, 직접 안으면 옷이 더러워지잖아."

"…………"

"생각지도 못했네…, 더러워지 것에 한해서는 너나 나나 둘 다 알몸조라, 문제 없지만."

알몸조라고 말하지 마.

"어쩔 수 없지, 내 집에서 그물을 가져올 테니까 기다려."

"그런 걸 전용으로 가지고 있는 거야?"

"나는 사하긴 이라구, 바다에서의 고기 잡이용으로 개인용 그물쯤은 갖고 있지."

"그래, 다행이네… 그런데, 도망칠 생각이 아니겠지?"

"일이 끝나고 나서 도망치면 뭐해. 내 집은 바로 저기니까 안심해."

여기서 300 미터 정도 떨어진, 단층집을 가리키는 사하긴.

저건가, 수륙 양쪽에서 활동하는 사하긴이니까 바다에 접하기 쉬운 곳에 집이 있는 건가.

"아, 맞다… 어이 형씨."

"뭐야? 아직 뭔가 있는 거냐?"

"점심에는 샌드 셀 술 찜이 먹고 싶고 싶다 했었지, 내가 알고 있는 음식점은 식재료를 가져오면 싼 값에 먹여 주는데."

"호우…"

샌드 셀은 술 찜으로 먹을 수 있다.

여분을 주워, 점심으로 먹기로 한것이다.

"분명히 그 가게의 할인권이 있었지, 내친 김에 집에서 가져올까?"

"그거 살았군. 모처럼이고, 많이 남았으니까 너도 조개를 줄게."

"오오, 그건 기쁘잖아."

"이만큼 잡은 것은 네 덕분이기도 하니까, 빨리 망을 가져오라구."

"오우, 빨리 가져올게."

달려가는 사하긴.

곧바로,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된다.

사하긴을 데리고 와서 정답이었구나.

사하긴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쯤 모래 사장에서 샌드 셀을 찾아다니고 있었겠지.





길드에 조개 줍기의 결과를 보고 하러 가고, 사하긴이 추천한 음식점에서 샌드 셀 술 찜을 먹은 후…

"배불러… 랄까. 예정보다 빨리 끝나 버렸는데, 오후 부터 뭘 하지."

"형씨는, 그룹 의뢰를 받기 위한 인원을 모집하고 있었지?"

"아아."

"길드에서 의뢰를 붙여 멤버 모집해 보는 게 어때? 대규모 의뢰가 붙어 있는 붉은 게시판의 옆에도, 게시판이 있었잖아? 그거, 자유롭게 써도 되는 거야."

그럼 모처럼 이고 게시판에 붙여볼까.

밑져야 본전이지, 실패해도 손해 볼게 아니니까.

"그리고, 형씨는 조금 더 의뢰를 받기 전에 정보를 모으도록 하는게 좋아."

"내버려둬라… 라고 말하고 싶지만, 마음에 새겨둘게."

확실히 이번엔 준비가 부족했다.

정보력이 뛰어난 사하긴이 있어, 어떻게든 되었지만.

(흠… 첫 인상은 최악이었는데. )

잘 생각해 보면, 이 사하긴처럼 서포트가 뛰어난 녀석은 나에게 있어서 베스트 파트너란 말이지.

나에게 있어 필요한 것은 전투 요원이 아니다.

마물과 싸우는 것도 기본 나 혼자 10인분을 해낼 수 있다.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봤을 때, 의뢰를 받는 경우에, 이렇게 뒤쪽에서 서포트할 수 있을 인재는 필요할지도 모르겠군.

"내가 어울려주는 건 오늘 뿐이니까."

그랬지.

내일부터는 또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뭐, 노력해보라구 형씨."

"…………"

어쩔 수 없네, 이 방법은 그리 사용하고 싶지 않았지만.






"… 기억에 없습니다만."

"...........하?"

오늘 하루만 쓰고 풀어 준다는 약속이었는데, 안타깝군.

"너, 너 이야기가 다르다고! 오늘만 어울린다는 이야기였잖아!"

화를 내는 사하긴, 웃기지 말라는 느낌이군.

미안하지만 놓치지 않을거야…

"기억에 없는데요, 제가 말한 증거는 있으신가요?"

"그런 거, 그 자리에 있던 길드 직원들에게 물어 보면 한번에… 앗."

"그렇네요, 제대로된 직원의 증언을 얻을 수 있으면 당신을 해방하죠."

아침에 길드에서 네가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때, 직원들은 듣지 못한 척을 했다.

즉, 직원들에게는 내 '오늘만 어울려줘' 라는 발언은 없었던 것으로 된다는 말이다.

"이 자식 진짜로 더러워!!"

길드에서 폭력 행위가 있다는 등, 이제 와서 직원씨가 인정 할 리가 없다.

"뭐 누군가 찾으면 풀어줄게."

"심히 걱정되는데! 이대로라면 쭉 같이 있게 될 것 같다고."

"나는 별로 상관 없어. 그게 싫으면… 알고 있겠지?"

"동료 모으는걸 도와주면 되는 거잖아… 제기랄!"

이미 사하긴의 거주 위치는 판명됐으니까.

내일 오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알고 있는 거겠지.

"잘 부탁해, 긴!! 의지하고 있다고!!"

"젠장…, 왜 나는 이 녀석한테 말을 걸어 버린거지."




Posted by 브로콜리 Layi_ :

크라켄의 토벌 의뢰는 길드의 준비가 언제 끝날지 미정.

그래서, 뒤로 밀어두기로 했다.

크라켄을 한 번 생으로 보고 싶었는데.

의뢰는 일정이 정해지고 나서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 때 리제나 크라이프에게 확인을 받으면 된다.

만약 상황이 되면 그 때에 한번 더 생각하자.

그런 이유로, 오늘은 모래 사장에서 샌드 셀 토벌(조개 줍기)에 힘쓰기로 한다.

모처럼 벼르고 길드에 왔는데, 아무 일도 받지 않는 건 좀 그렇지.

크라켄 토벌과의 낙차가 심하지만 신경 쓰면 패배다.



"루미나리아씨, 오늘은 한가해? 괜찮다면 지금부터 나와…"

"앗, 치사하다고 너, 새치기하지 마, 그러니 나와."

"죄송합니다, 오늘은 선약이 있어요."

길드내에서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루미나리아의 모습이 보인다.

그녀 (루미나리아)는 길드에서 인기인 모양이다.

길드 기대의 신인이라고 했으니까 말이지.

수룡이라 전투 능력도 높고, 사람을 끌어당기는 용모도 가지고 있다.

꽤 모두에게 사랑 받고 있는 것 같다.

역시 남자 쪽이 비교적 수가 많네.

잘하면 친해질 수 있다 생각하는 거겠지.

미안한 듯이 정중하게 권유를 거절하는 루미나리아.

인기가 있는 건 그것대로 힘들 것 같다.


"형씨."

하지만 지금은, 그녀(루미나리아)가 조금은 부럽다…

미리 말해두지만, 그녀의 인기에 질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저기, 가고일의 형씨."

내 쪽에는 좀 더 변변치 않은 놈 밖에 오지 않기 때문이다.

왜 내가 형씨 취급을 당하고 있는 거지?

"시끄럽네, 그런 일을 겪고 잘도 말을 거는구만 너 대체 무슨 신경을 지니고 있는 거야."

나를 속이려 한, 긴이라 불리는 사하긴.

이 녀석이 아까 전부터 끈질기게 말을 건네 오고 있다.

나중에 한마디 해 주자고 생각했는데.

설마, 상대방으로부터 적극적으로 어프로치 해올 줄은 생각지도 못 했다고.

"그러니까 미안해, 기분 풀라고. 자, 포션 줄테니까."

"필요 없어."

"됐으니까 가져가, 있어서 손해 볼 게 아니잖아."

포션 병을 억지로 손에 쥐어주려는 사하긴.

"필요 없다고, 포션 따위."

이 사기치는 사하긴이…

왜 이렇게 강하게 나오지 이 녀석.

"그건 위기 의식이 너무 부족한거 아니야?"

게다가, 오히려 화를 내고있다.

너무나도 끈질기기 때문에, 포션을 받아들이기로한다.


"그러니까 나한테 속기나 하는거야!!"

너무 기어오르는군, 이 자식.

반성할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아, 사하긴의 비늘을 한장 뜯어 주었다.





"형씨는 그 수룡의 여자 아이가 신경 쓰이는 거야?"

"딱히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야."

방금 전, 내가 루미나리아에게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사하긴.

내가 그녀에게 흥미가 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수룡 루미나리아, 메날드의 거리에 온 것은 삼개월 전. 받은 의뢰는 시저 펜트나 데스 옥토퍼스 토벌 등, 난이도가 높은 의뢰도 많아. 길드에 등록하고 나서 최근까지, 그녀의 일처리는 눈을 의심하게 만들어."

묻지 않았는데 떠들어대는 사하긴.

"그렇게 주절 주절 남의 정보를 말해도 되는 거야?"

"이 정도라면, 거리 사람들한테 좀만 물어도 알 수 있어."

뭐 그럴지도 모르지만.

"본인이 싫어 하는 정보는 남한테 이야기하지 않아."

즉, 본인이 싫어 하는 정보를 알고 있는 거구나.

"형님이 무심코 봐버리는 것도 이해 돼, 귀여우니까. 평판이 좋아, 성격도 좋은 것 같고."

"…………"

"굳이 말하자면, 인간화 상태에 비늘이 없는게 결점인데."

그거 일부의 녀석 이외에는 장점이야.

"성격이 좋다니 정말로?"

"아아, 길을 잃은 사람을 안내하거나, 모래 사장에서 아이들과 놀아 주거나, 같은 길드 동료의 고민을 들어주거나…"

"…………"

설마, 정말로 좋은 녀석이였던 걸까.

완전히 거부해 버렸는데.

사기꾼이 말하는 것이니까, 거짓말일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니, 그 대응은 아무리 그래도 너무 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도 반성할 점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까 악수를 요구해온 손을 쳐버렸어."

"형씨… 뭐 하는 거야."

절반 이상은 네놈 때문에 의심을 하고 있던게 원인이지만.

"하지만, 의외로 그녀라면 사과 한마디만 해도 용서해 주지 않을까."

"으~음, 근데 뭔가 꼴사납지 않아?"

"어이 어이, 그런 건 새삼스럽지."

사실이지만, 역시 이 녀석 열 받네.

"뭐 형씨가 내키는대로 하라고, 이번 일을 사과 하는 건 아니지만, 뭔가 묻고 싶은 정보가 있으면 말해줘. 뭐든 말해줄 수는 없지만 말이지."

"…………"

"잘 있어."

그 말을 남기고, 나의 곁을 떠나려 하는 사하긴.

뭘 마음대로 가려고 하는 거냐 너.

"놓치지 않는다."

나는 사하긴의 목덜미를 잡는다.

어슬렁어슬렁 나타난 시점에서 운을 다했다.

좀 더 반성하게 만들자.

"무… 무슨 짓이야. 버, 벗어날 수가 없어… 뭐야 이 힘은."

내 손을 풀려고, 바둥바둥 날뛰는 사하긴.

나에서 도망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오늘의 일을 도와줘야 겠다. 나를 속이려고 한 건 없었던 걸로 해 줄 테니까, 그 정도는 어울려 주라고."

"왜 내가! 길드내에서의 폭력 행위는 금지라고 바보가. 엘자아! 듣고있잖아! 이쪽을 봐!"

소리 치는 사하긴.

그러고 보니, 벌금을 내야한다고 했었지.

"이쪽을 봐! 어이 엘자! 듣고 있냐 빈유 엘프!"

나를 대응해 준 엘자가 움찔 하지만, 그것 뿐.

직원들은 못본 척을 해주는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사하긴)의 비늘을 벗겼을 때도, 아무런 주의를 받지 않았으니까.

"내가 어떻게 돼도 좋은 거냐고! 가엾은 사하긴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거야!"

아마 어떻게 돼도 괜찮겠지…

사하긴이 짖지만, 주위는 무시를 하고 있다.

"선택해라, 모래 사장에서 조개를 주울 건지, 네놈의 비늘을 벗겨낼건지를 말이야."

"조, 조개 줍기로 부탁드립니다."

겨우 포기한 사하긴.

평소의 행실이 나쁘니까 이렇게 되는 거야.

뭐 이런 녀석이라도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



Posted by 브로콜리 Layi_ :

세상에는 정말로 다양한 녀석이 있다.

직원을 가장한 사하긴 때문에, 나란 사람이 페이스가 흐트러지고 말았다.

하마터면 속아서, 개인 정보가 유출될 뻔했군.

좀 더 마음을 단단히 먹자.

특히 그게 초면인 상대에 한해서는 주의가 필요하겠군.

조금 상냥한 말을 해주는 정도로, 마음을 허락해선 안 된다.

마음을 다 잡고, 용병 길드의 접수 줄을 서서 이야기를 듣기로한다.




"알베르토 씨에게 가능한 단독 의뢰는… 이거 정도 밖에 없는 것 같네요."

어색한 듯이 나에게 결과를 전하는 접수원씨.

"신경 쓰지 않아도 돼, 각오는 하고 있었으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예상대로의 대답이었다.

나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메날드의 거리의 모래 사장에서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샌드 셀이라는 조개 마물 토벌과 잡무계 2개, 마을의 잡무 관계 일 뿐이었다.

샌드 셀의 토벌이라고 하면 듣기는 좋지만, 결론은 조개 줍기라는 거군.

샌드 셀은 식용 조개다.

술을 부어 찜 등으로 먹는 모양이다.

최근 추워졌기 때문에, 모래 사장에서 담담하게 작업하는 조개 줍기는 인기가 없는 일이라고 한다.

파라 마을에 있을 때와는 달리 일거리가 있는 것만으로 상당히 나아졌지만 말이지.

역시 동료가 있으면 좋겠는데.

리제나 크라이프는 지금 바쁘다, 내 사정으로 말려들게 할 수도 없다.

원래 입장적으로도 어렵고.

이어서, 접수 양이 설명한다.

"알베르토 씨가 그 밖에도 받을 수 있는 의뢰라면…, 개인 의뢰는 아닙니다만, 뒤에 있는 붉은 게시판에 붙어 있는 의뢰라면 수주 가능합니다."

그 말을 듣고, 뒤의 게시판에 시선을 보낸다.

새빨개서 불길한 느낌이 드는 계시판이군.

"단지 … 게시판에 붙어 있는 의뢰는, 모두 대규모 집단 전투가 많은 유명한 마물의 토벌 입니다. 몇명 단위의 그룹 의뢰보다, 좀 더 많은 인원을 대상으로 하는 의뢰입니다."

"그런 위험한 의뢰인데, 수주 조건이 좋은 건 왜지?"

"전투를 서포트하는 인원도 필요하니까, 예를 들면 정찰역 같은게 그렇네요. 당연히, 위험도에 따라 보수는 변동합니다만…"

"…………"

"특출난 개인 전투력을 가진 마왕님이라면, 혼자서도 간단하게 토벌 가능하겠지만 말이죠. 서포트 역은 비교적 안전하다고는 하나, 광범위 전체 공격에 말려 들었을 때,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을 정도의 강함은 필요하긴 합니다."





나는 한 번 접수대에서 멀어져, 게시판을 보기로 한다.

대충 내용을 확인한 뒤 한장의 종이에 흥미가 생겼다.

"바다의 왕자, 크라켄 토벌"

흠, 크라켄이라.

바다의 패자로 불리고 있는 곳에 끌린다.

상대는 바다의 마물, 당연히 크라켄 같은 건 본 적도 없다.

전날, 아침 식사로 리틀 크라켄을 먹었지만 노카운트겠지.

그건 맛있었지.

(흠, 이것도 뭔가의 인연일지도 모르겠군. )

식품이 되기 전이 생 크라켄을 보고 싶은 느낌도 든다.

좋아, 이걸로 할까.



나는 다시 접수처에 줄 서기로 한다.

"크라켄의 토벌 의뢰를 받고 싶은데."

"제정신입니까?"

뭐야 그 얼굴은?

그리고, 제정신이라니 뭔 말이야?

"게시판 의뢰는 받을 수 있는 거지?"

"그건 그렇지만…, 크라켄은 바다에서 톱클래스로 강한 마물 입니다, 서포트 역이여서 직접 싸우지 않는다 하더라도 위험한 마물이에요."

"…………"

"알베르토 씨의 경우 날 수 없기 때문에, 크라켄이 배를 부순다면 도망칠 수 없잖아요? 가능하면 바다 속에서 고속 이동이 가능한 분, 하늘을 날 수 있는 분이 바람직한데…"

서포트는 커녕, 싸울 생각인데 말이지.

진정한 바다의 왕자가 누군가 가르쳐 줄 생각이다.

"문제 없어."

"…………"

납득이 가지 않아 보이는 접수원.

여기서 [나라면 쓰러뜨릴 수 있다] 라고 말해도 믿어 주지 않을 것이다.

그럼 행동으로 나타낼 뿐이다.

"… 하아, 알겠습니다. 그렇게까지 말씀 하신다면 말리지 않을게요."

한숨을 내쉬고, 마지못해 납득해 준 엘프 씨.

"알아줬구나. 그래서 … 언제 사람이 모이는 거야? 가능하면 빠른 편이 좋은데 말이지."

"죄송합니다만, 2, 3일은 무리에요. 그 의뢰는 길드가 토벌 가능하다고 판단할 때까지는 시작되지 않기 때문에."

"…………"

오늘, 내일은 무리인가…

으~음, 너무 늦으면 곤란한데 말이지.

지금은 크라이프가 거리에 있어서 자유롭게 행동 할 수 있지만.

언제 베리아의 대답이 올지도 모르니까.

"게다가, 배도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

결국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건가.

그렇게 되면, 어쩔 수 없군.

이 의뢰는 일단은 보류로 해 둘 수 밖에 없지.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의뢰를 받는 것은 그만두자.

"미안, 이 의뢰는 보류로 부탁해, 좀 더 상황를 본다."

"그 쪽이 좋다고 생각해요."

내 발언에, 안도의 표정을 보이는 엘프 접수양.

우선, 오늘은 다른 의뢰를 받기로 하자.

라고 해도 선택 사항은 없는데.

오늘로서는 조개 줍기… 밖에 없으려나.



"저기, 이제 다 끝나셨나요?"

접수원과 여러가지로 얘기를 하고 있자, 내 뒤에 서있던 푸른 머리의 포니테일 소녀가 말을 건네 왔다.

눈이 크고 둥근 느낌으로, 신장 160cm 정도의 호리호리 한 몸매를 가진 미인이라기보다는 사랑스러운 소녀다.

조금 얘기가 길었던 모양이군.

"아아, 미안하군 기다리게 해서."

"아니요, 재촉해버려 죄송합니다."

나는 그녀에게 사과를 하고, 접수처에서 떠나려고 했다.



"게시판의 크라켄의 토벌 의뢰를 받고 싶은데 말이지."

… 하지만, 그 말을 듣고, 멈춰 선다.

나와 같은 의뢰를 선택한 푸른 머리의 소녀.

그렇게 실력에 자신이 있는 것일까?

아마, 접수원이 막을 테지만.

"엣!! 크라켄 토벌 의뢰를 받아 주시는 건가요!!"

아주 기뻐하는 접수원의 엘프 씨.

(어이 어이… )

이건 무슨 일이야?

내 경우와 비교해, 이 소녀에 대한 태도가 너무 다르지 않나?

뭘 가볍게 얘기를 진행하고 있는 거야.

내 프라이드가 상처 입는데.

비교적 평소에 빈번하게 상처 받고 있지만 말이지.

"네. 그래서, 토벌 개시는 언제쯤이 될 것 같나요? 엘자 씨."

"그렇네요…"

푸른 머리의 소녀가 접수원 엘프에게 묻는다.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까 생각합니다, 아직 배가 준비 되지 않아서요."

엘자라는 이름인 건가 이 접수원, 지금 알았다구.

뭐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나에게 대응했을 때처럼, 이 소녀에게도 크라켄에 대한 주의를 줘야 될 텐데.

가만히 두명의 대화를 바라보고 있으니, 푸른 머리의 소녀가 눈치챈 것 같다.

"그… 저기, 용건이 있으신가요?"

"아니… 그."

"알베르트 씨, 이 쪽 여성은 수룡이시라, 이번 크라켄 토벌에는 적역이랍니다. 길드의 신입으로 최고의 주목을 모으고 있습니다."

접수 양이, 내가 푸른 머리의 소녀에게 느낀 의문에 깨달은 모양이라, 설명해준다.

수용이라는 것은 지금은 인간화 상태라는 건가.

"루미나리아 씨가 참가해 주셔서 살았습니다, 이대로라면 솔직히 불안해서."

(응? 루미나리아? )

루미나리아… 뭘까? 어디선가 들어 본 이름인데.

최근에 들었다고 생각하는데…

"크라켄 토벌의 적임이라, 나보다도?"

"물론입니다. 그러니, 루미나리아 씨가 참가해 주면 든든해요."

"아니요, 저는 그런…"

얼굴을 붉히며 수줍어하는, 루미나리아라 불린 소녀.

뭐가 [그러니] 라는 거야.

뭐, 그렇겠지.

정체 모를 가고일보다도 수룡이 더 강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지.

하지만 단언하니 조금 울컥하는군.

내가 소품 같이 들리잖아…

"루미나리아입니다. 함께 일을 받을 때는 잘 부탁드려요, 알베르트 씨."

루미나리아라고 불린 수룡의 소녀가, 미소를 띄우며, 악수를 요구했다.

"…………"

그런 눈부신 미소를 향하지 말아줘.

소품이나 다름없는 형태로 보여지고, 프라이드를 상처입었다고는 하나…

이런 아이에게 잘 부탁 드립니다, 라.

보통 남자라면… 용서해 주고 싶겠지.

귀여운 아이가 요구해온 악수, 반들 반들한 피부를 잡을 절호의 기회.

당연히 … 나는 손을 뻗어.


찰싹



"기어오르지마라 계집."

소녀의 손을 가볍게 후려친다.

나를 평범한 남정네들과 비교하지 말란 소리지.

장소의 분위기가 한순간에 마이너스로 변하지만 알 바 아니다.

수룡의 소녀는 얼굴을 약간 경직시키다가도, 다시 미소를 띄운다.

"ㄴ, 네 물론 입니다. 자신이 아직 미숙했던 것은 알고 있습니다."

겸허한 자세를 보이는 수룡의 소녀.

어른스러운 대응이다.

얼핏 보면 바른 소녀로 보인다… 하지만, 나는 믿지 않는다.

방금전의 사하긴의 예도 있으니까 말이지.

한꺼풀 벗기면, 사람은 뭐가 나올지 모른다.

주의에 주의를 할 필요가 있다.

"… 그게 네놈의 본심이라면 최고일 텐데 말이지."

나는 소녀에게 확실하게 못을 박아둔다.

지금의 나는 그렇게 만만치 않다.

사하긴을 만나기 전이라면 다른 대응을 했겠지만.

"엘자 씨…, 이 사람은 왜 이렇게 비뚤어져 있나요?"

루미나리아가 접수원에게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이야기한다.

"그, 여기(길드)에 들어 왔을 때도 여러가지 일이 있던 모양이라…"



수룡의 루미나리아, 내가 그녀의 신원을 알게 되는 건 조금 이후의 이야기가 된다.



Posted by 브로콜리 Layi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