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해?"

아일의 질문에 무심코 차분한 얼굴이 되었다. 

"어떻게 생각하다니… 마을이지."

"응… 이건 완전히 마을이구나."


엘프에게 의태한 고스트테일러의 상위종을 쫓고 있었더니 벼랑 아래에 마을을 발견했다. 

초가집 지붕에 흙벽 집이 몇 채. 집 주변엔 밭이 펼쳐져 있다. 

마을 사람은 모두 엘프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밭에 있는 녀석들은 일을 하거나 마물의 고기를 팔거나 열매의 껍질을 벗기거나하고 있다. 

탐지 스킬로 보면 전원 마물이다. 

마물이 "마을"을 만들었다. 

사회성을 가진 마물의 종은 있지만 둥지가 아니라 마을 만들었다니 어떻게 된 거야? 


"아 녀석이다."

아일이 가리킨 방향에는 우리에게 화살을 쏘았던 엘프들이 있었다. 

활을 짊어진 그들은 마을 사람들에게 위험이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있는 것 같다. 

위험하다는 것은 우리의 것이다. 

이야기를 들은 마을 사람들은 거미 새끼들이 흩어지듯 당황해서 집 안에 들어가 창문이나 문을 꽉 닫고 있다. 


"완벽하게 우리들이 나쁜 놈이네."

우리들은 어딘가의 괴물인가. 

"어쩔 거야?"

아주 조용해진 마을을 내려다 보면서 아일이 묻는다. 

"말은 통하는 것 같고 대화해 볼래?"

"그럼 사무라이 일곱명에게 간다."

"사무라이가 뭐야? " 하는 표정을 하고 있던 두 사람이지만;제대로 나를 따라왔다. 


"죄송합니다! 전투의 의지는 없습니다! 부디 얘기 좀 들어주세요!"

" " " "……………………" " " "

"대답이 없네…"

양손을 들고 전투 의지가 없다는 것을 나타냈지만 반응 없음. 

탐지 스킬을 사용하면 마을 사람들이 집의 벽에 기대며 굳고 이쪽의 모습을 엿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을 안에서 한층 더 큰 집에는 여러 가짜 엘프들이 있는 것 같다. 


"죄송합니다! 실례해도 괜찮겠습니까?"

큰 집의 앞에서 소리를 질렀다. 

" " "… 마… 타… " " "

집 안에서, 쓰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뭐라고 하는 거잖아?"

"몰라."

이미 질리고 있는지 아일은 옆에 있던 우물의 가장자리에 앉아;하품을 하고 있다. 

벨사는 뭔가 신경이 쓰였는지 우물 안을 들여다보며, 작은 돌을 던져 넣거나 하고 있었다. 


"어이! 여! 공격하고 있지 않으면 이쪽도 공격은 하지 않아!"

그렇게 말하고 집의 문을 열자 무수한 화살이 나를 향해 발사되었다. 

실력 차이를 보여 주기 위해 굳이 방어 결계 따위는 쓰지 않았다. 

모든 화살은 작업복 차림에 막혀 꽂히는 일 없이 파라라락하고 소리를 내며 화살이 지면으로 떨어졌다. 

어이가 없어 이쪽을 보고 있는 가짜 엘프들. 

활을 가진 전투원의 뒤에서는 여자 아이 엘프가 마루를 향해 "마스터"라며 외치고 있다. 


응 왠지 미안한 짓을 했네. 

마물이라고는 하지만 한마리 쓰러뜨려 버렸고 공격도 해버렸고. 

"마스터" 라고 말하고 있다는 건 마물사가 사역하고 있는 마물들이었을지도 모른다. 

그거 조금 위험하지 않아? 

"그러니까 마스터라는 건…?"


"핫! 어이! 그만 해줘! 그 우물에게 무슨 짓이냐!"

전투원 중 한명이 한 걸음 앞으로 나와 돌을 던지려 하고 있는 벨사를 멈추었다. 

" " " " 마스터! " " " "

눈을 크게 뜬 엘프들이 우물 쪽에 손을 가리키 펴면서 외친다. 


"에? 뭐야?"

벨사는 일단 움직임을 멈추었다. 


"뭐야아? 시끄럽다구"

남자의 목소리가 우물 안에서 들려 왔다. 

"마스터! 침입자입니다!"

집 안에서 가짜 엘프가 외친다. 

뭔가 방해될 것 같았기 때문에 우리는 우물에서 떨어진 곳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가짜 엘프 중 한명이 이쪽을 경계하면서 우물로 달려간다. 

"마스터! 도와 주세요! 침입자가…"

"그런자는  알아서 대처해."

"그것이 무섭게 강한 녀석들로 세바스가 순식간에 당했습니다!"

"에? 누구야 그거!?"

"아니 저기… 마을에서 가장 스킬을 가지고 있었던 녀석입니다!"

"아 그래 큰일이네…"

"아니 마스터! 도와주세요!"

"그 침입자들 아직 있는 거야?"

"있습니다! 이쪽을 보고 있어요!"

"응 알았어. 그럼 일단 잡아당겨줘"

그런 말을 들은 가짜 엘프는 두레박의 줄을 당겼다. 

도중에 몇명인가 엘프가 도와 그 마스터라 불리는 남자가 우물에서 기어 나왔다. 


"어영차!"

나온 남자를 보고 나는 어디선가 만났던 생각이 들었다. 

큰 코에 콧수염. 굵은 눈썹. 큰 눈에 휘 머리카락의 모미아게. 

붉은 모자도 작업복 차림도 입지 않았지만 이름과 성씨가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배관공과 무척 닮은. 

"아 저 쪽이 침입자?"

"그렇습니다! 이 녀석들입니다!"

가짜 엘프가 이쪽을 가리킨다. 


"아 좋은 작업복 차림이군요. 배관공분입니까? 저도 옛날 하고 있었어요" 

"아니 저는 해충 구제의…" 

"아아 그렇습니까. 누군가 해충 구제의 업자 부탁했어?" 

마스터가 가짜 엘프들에게 물었다. 

"아니요."

가짜 엘프들은 전력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 그래. 우리 집은 괜찮다고 합니다. 물러가 주세요."

완전히 해충 구제 업자의 영업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아니 저기…" 

"어라? 그 쪽은 여 검사 씨입니까 그 쪽은…"

"마물 학자입니다!"

벨사가 대답한다. 


"마물 학자? 그런 분이 무엇을? 아니 잠깐 기다려 주세요! 작업복 차림의 당신 혹시 다른 세계에서 전이해 온 것입니까?"

"예 그렇습니다… 여기에는 마물을 조사하러 왔습니다."

"아앗! 그랬어요! 죄송합니다 틀림없이 …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아니 300년 정도 던전에서 두문불출하고 있었으니깐. 죄송합니다. 

다시 한 번. 저도 전이자입니다. 

300년 정도 전에 용사로서 이세계에 소환되어서 말이죠. 

마왕은 다른 용사가 쓰러뜨렸으니 뭐 용사 설정 붕괴에요. 

지금은 이 던전의 던전마스터를 하고 있습니다." 

"하앗!?"

나의 얼빠진 목소리가 마을에 울려퍼졌다. 




Posted by 브로콜리 Layi_ :